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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다.

[잡담]
방금 "002-1-8899" 라는 이상한 번호가 핸드폰에 찍혔다. 혹시 해외에 있는 친구한테 전화가 온 것인가 해서 받았는데, ARS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여자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객님은 국민카드로 롯데백화점에서 198만원을 사용하셨습니다. 다시 들으시려면 1번을, 상담원과 통화하시려면 9번을 눌러주세요."

순간 "어? 내 카드가 도용당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이게 말로만 듣던 보이스피싱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사회공학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책이나 자료를 많이 읽어보고 있지만 내가 실제로 이런 전화를 받는건 처음이었다. 호기심에 9번을 눌러봤다.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ㅡ ㅡ;;; 이건 누가 들어도 외국 사람이잖아!!! 사기를 칠려면 좀 그럴싸하게 치던가... 보통은 조선족분들을 고용해서 전화를 한다고 하는데, 이 말투는 동남아 분들의 한국어와 비슷했다. 어쨌든 전화 받는 내가 민망할 정도로, 대놓고 외국인이었다. ㅡ ㅡ;; 결국 목소리를 듣고선 어이가 없어서 그냥 전화를 끊었다.

한편으로는 "나이드신 부모님들은 속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이스피싱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나, 평소에 불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분들은 이런 사기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부모님께 이런 전화가 걸려와서 자식 이야기를 풀면서 사기를 친다면 어떨까? 놀라셔서 피해를 당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세상을 믿으면서, 사람을 믿으면서 살고 싶은데, 이것들이 자꾸 배신을 때리려고 한다.
부모님께 사기 전화 조심하시라고 전화나 한번 드려야 겠다. ^^
2008/04/04 19:15 2008/04/04 19:15